려명기사

주체102(2013)년 6월 1일 《려명》

력사일화

정몽주와 그의 일화 (1)

 

정몽주(1337~1392)는 고려말기의 수문하시중의 벼슬을 지낸 관리로서 고려왕조를 지키기 위하여 한목숨바쳐 싸운 충신이였다. 그는 나라의 정사에서나 외교에서 공을 세워 인민들로부터 신망이 높았으나 리성계일파에 의하여 피살되였다.

 

 녀종에게 써준 편지

 

정몽주는 1337년 경상도 영천의 동우항이라는 시골에서 태여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 정운관은 량반가문의 출신이였으나 벼슬을 하지 않고 시골에 붙박혀 일생을 보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던 정몽주가 9살나던 해 어느날이였다.

이날 날씨가 매우 더워 정몽주는 서당에 갔다오는 길로 책보자기를 자기 방에 던진 후 땀을 씻으러 뒤뜰 우물로 갔다.

그런데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녀종이 드레박을 쥔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있었다.

《뭘 생각하나?》

정몽주가 이렇게 물으며 다가가니 녀종은 흠칫 놀라면서 드레박을 얼른 우물에 떨어뜨리며 물을 긷는척 하는것이였다.

《아니, 그저…》

이렇게 떠듬거리며 대답하는 녀종의 눈가에는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녀종의 얼굴에서 눈물을 보자 정몽주는 그가 측은해졌다.

《랑군님이 그리워서 그러지? 난 다 알어! …》

녀종은 말없이 머리를 떨굴뿐 더 변명하려 하지 않았다.

녀종은 올해 스무살나는 새각시였다.

두해전에 관가에서 일하는 남자종과 결혼을 하였는데 그해 어느 한 토목공사를 감독하러 떠나는 자기의 주인을 따라 먼곳으로 가서 여직 돌아오지 않고있었다. 그래서 녀종은 조용할 때마다 남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군 하였던것이다.

《그렇게 그리우면 편지나 쓸게지.》

《글을 알아야 쓰지요. 나같은 사람에게 대신 편지 써줄 사람두 없구…》

《그래? 그럼 내가 대신 써줄가?》

《어마나, 도련님이?》

《왜 못써줄줄 알구…》

《어리신 도련님이 어떻게 그런 편지를…》

《님 그리는 마음 내 모를라구…》

《호호호, 그럼 정말 써주시겠어요?》

《써주지 않구. 자, 그 값으로 우선 내 잔등에 찬물이나 좀 끼얹어줘.》

정몽주는 웃옷을 훌렁 벗어던지며 두팔을 벌려잡고 엎디였다.

《꼭 약속해요.》

녀종은 드레박으로 물을 떠서 그의 잔등우에 활활 끼얹어주었다.

《에― 씨원해!》

이렇게 몸을 씻고 난 정몽주는 약속대로 녀종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갔다.

그는 책상우에 종이를 펴놓고 얼핏얼핏 붓방아를 찧으며 생각에 잠겼다가 단번에 흰 종이에 글을 채웠다.

《자, 다 썼어.》

《읽어봐 줘요.》

《그래 들어봐.》

정몽주는 자기가 쓴 글을 녀종에게 읽어주었다.

 

  구름은 모였다가 흩어지고

  달은 둥글게 떴다가 기울지만

  내 마음 언제나 변함없이 당신을 그리옵니다

 

《어때, 마음에 들어?》

《어쩌면! …》

녀종은 자기의 마음을 잠간사이에 글에 그대로 담은 도련님을 경탄과 감동의 눈으로 바라보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녀종은 곧 남편에게 그 편지를 보내였다.

남편이 그 편지를 받고 사람들앞에서 대신 읽히웠는데 듣는 사람마다 감탄을 금치못해 하였다.

이리하여 9살때 쓴 정몽주의 글이 사람들속에 널리 퍼져 후세에까지 알려지게 되였다.